'동경(東京) 유락좌(遊樂座)'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지만 수료식을 마치고 이동극단(移動劇團)으로 발족하지 않았고,
모두가 뿔뿔이 헤어지고 말았다.
때 마침 오세덕(吳世德) 번역 백경정(白鯨亭)』이 부민관(府民舘)에서 공연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날더러 도와 달라는 요청에 응하여 일했다.
극단 측에서는 전차비밖에 되지 않는 월급이지만
준(準)좌원(座員) 자격으로 같이 계속 일하자는 당부였지만,
학적이 있는 몸으로 동경(東京)에 되돌아가야 한다 했더니,
그리면 유치진(柳致眞)작『흑룡강(黑龍江)』공연에 일을 봐 주고 가라고 했다.
서대문 부근 동양극장(東洋劇場)에서 막을 올렸는데
세트가 무대에 잘 맞지 않아 애써 맞게끔 손질 한다고 바쁜 와중에
임석경관(臨席警官)까지 무대에 올라와 공연을 방해하며 행패 부리던 일이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결국 동경(東京)으로 가게 되었는데 연극공부 더하라면서
극단 현대극장(現代劇場)과 자매 관계에 있는
동보영화사(東寶映畵社) 길본흥행(吉本興行) 『유락좌(遊樂座)』로 가라면서
소개장 까지 써서 건네주는 것이었다.
동경(東京)에 도착하여 유락좌(遊樂座)를 찾았더니
“조선(朝鮮)의 객(客)”이라면서 극장 관계자로부터『일동홍다(日東紅茶)』란
노천다방(露天茶房)에서 후하게 대접을 받았다.
나는 몇 개월간 유락좌에서 연구생 연장(延長)입장에서 공부한 것이다.
그 동안 일인합작(日印合作) 영화『나아가자 독립군』과
최승희(崔承姬) 세계일주 무용발표회를 동경(東京) 국제극장(國際劇場)에서 볼 수 있었고,
나아가 동경도내(東京都內) 수 십 소의 동보계(東寶系) 극장에는 물론,
동보소녀가극장(東寶少女歌劇場)에도 무상으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특혜 속에서
연극에 대한 지식을 넓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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