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어진초등학교 학생들과 아동극 공연 후 촬영한 사진. (오른쪽 앞에서 두번째 천재동 선생)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보유자로 알려진 고(故) 증곡 천재동 선생(1915~2007)의 연극인생이 무대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집중조명된다.
극단 푸른가시(대표 전우수)는 오는 26일 오후 7시30분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연극 ‘증곡 천재동’(극작·연출 전우수)을 선보이고, 그의 생을 회고한다.
전우수 대표는 “극작·연출가로도 활동한 타고난 예인이었지만 정작 울산에서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해 안타깝다. 그의 연극활동은 울산 예술의 불씨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재동 선생은 1931년 현대식 극장이었던 상반관에서 울산 최초의 아동극 ‘부대장’을 공연했고, 이 경험을 계기로 서울과 동경을 오가며 연극배우, 연출 및 무대미술을 전공했다.
해방 후 방어진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울산초등학교 등 10년 동안 교직에 몸담으면서 울산극장에서 아동극을 공연했으며, 연극배우, 극단대표, 희곡가, 무대미술가, 안무 및 연출가로 반일극, 반공극, 민속계몽극을 무대에 올렸다.
그가 창작한 희곡은 대부분 계몽연극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다수의 아동극과 성인극을 남겼다. 일제의 잔악성을 알리는 희곡 ‘박제인간’이 대표적이며,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 문제를 다룬 ‘남매의 비극’으로 민족의 아픔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 | | ▲ 방어진중학교 연극반 학생들과 찍은 사진. (앞줄 오른쪽 천재동 선생) |
천재동 선생의 여러 연극 작품 가운데 개운포, 세죽리, 처용리 일원을 배경으로 하는 ‘바다를 건너가는 처용무’라는 희곡이 있다.
이번 푸른가시의 연극에서 이 작품의 일부를 만날 수 있다.
푸른가시의 이번 연극은 울산 연극사의 시발점을 새롭게 조명하는데에도 의의가 있다.
그동안 울산연극계에서는 故김태근 선생의 활동을 근거로, 울산연극사는 70여년이라고 해왔지만, 천재동 선생의 활동으로 볼 때 실제 울산연극사는 80년이 훌쩍 넘는다는 평가다.
공연은 주인공인 천재동 선생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연출된다.
광복전후의 선구적 교육자로서 연극, 미술, 토우, 탈, 민속예술가로 언급될 만큼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인물인데 이를 모두 열거하기에는 장르적·공간적 한계가 있어 택한 방법이다.
전 대표는 “천재동 선생은 고향 울산을 늘 마음에 품고 사셨다고 한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연극계 후배로서 그의 삶에 대해 회고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사회적 혼란기에 연극을 통해 지역을 교화하는 등 울산에 의미 있는 씨앗을 뿌렸던 천재동 선생의 생애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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