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문 묘역과 호소문

광복절 ‘1인 시위’ 나선 독립운동가 후손

무극인 2022. 8. 17. 00:56

울산, 광복절 ‘1인 시위’ 나선 독립운동가 후손

•  정세영

•  승인 2022.08.15 20:11

 

동구 어울림문화센터 건립 강행서진문 선생 후손 기념행사 불참“독립운동가 묘역도 보호 안해”

울산시 동구가 후손 측의 설계변경 요청에도 서진문 선생의 묘지 경관을 막는 신축건물 건립을 강행키로 해 후손들이 광복절인 15일 공사현장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울산시 동구가 후손 측의 지속적인 설계변경 요청에도 서진문 선생의 묘지 경관을 막는 신축건물을 변경 없이 강행키로 해 후손들이 광복절 날 현장 1인 시위에 나섰다. 동구는 여전히 예산문제와 공기 연장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15일 찾은 서진문(1900∼1928) 선생의 묘소가 위치한 동구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 건립을 위한 기초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 서진문 선생의 외손자 천영배(75)씨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 중이었다.

그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매년 참여하고 있는 광복절 기념행사를 뒤로 하고 이날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천씨는 “광복절 기념행사는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다. 하지만 정작 지역 독립운동가의 묘역을 보호하지도 않으면서 형식적인 행사를 치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현장에 직접 나와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는 화정공원 일원에 58억7천8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상 4층 규모로 가족센터, 생활문화센터, 작은도서관, 쉼터 등이 들어선다. 지난해 7월에 착공해 내년 2월 준공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건물의 높이다. 어울림문화센터 높이는 바로 뒤 위치한 서진문 선생의 묘소보다 8m가량 높은 20.7m로 이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묘소 동편을 완전히 가리게 된다.

이에 서진문 선생의 후손 측은 올해 초 호소문을 통해 묘지 주변 자연경관과 조망권 훼손을 막기 위한 설계변경과 함께 화정공원을 ‘서진문공원’으로 성역화 해줄 것을 동구에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하지만 동구는 예산문제와 공기 연장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과 함께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천씨는 “후손 측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동구는 여전히 소통 없는 일방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전시관 등을 조성하겠다는 허울뿐인 대책이 아니라 가차 없이 기존 공사계획을 중단하고 독립운동가의 가치성과 역사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지자체가 나서서 지역의 독립운동가 묘역 보호에 나서야 하는데 과거에 하던 대로 나 몰라라 해선 안 된다”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가처분 신청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호소했다.

동구는 후손 측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반면, 공사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구 관계자는 “후손 측의 민원 사항을 충분히 반영해 서진문 선생을 기리는 전시 공간, 쉼터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설계변경은 원점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진문 선생은 1924년 동구 보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 학생들에게 항일정신을 알렸다. 서 선생은 유학했던 일본으로 1926년 다시 건너가 노동운동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가 1928년 체포됐으며 고문을 받다가 석방됐으나 그 다음 날 순국했다. 유해는 1929년 1월 동구 일산동으로 운구됐고, 장례는 면민장으로 거행됐다. 정세영 기자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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