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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즐겨읽기]
장인
박태순 글· 김대벽 사진
현암사, 376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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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가지는 엉둥이로 웃고/작은 바가지는 배때지로 웃고 있다/千在東의 바가지가 그렇듯이/밝은 날도 흐린 날도/절대로 절대로/울지 않는다”
‘꽃’의 시인 김춘수가 말뚝이 탈을 소재로 쓴 ‘절대로 절대로’의 한 구절이다. 절절한 시어와 함께 이름 석 자를 올린 이는 동래야류-탈 제작 기능보유자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18호였던 고(故) 천재동 옹이다.
천 옹의 이야기는, 소설가이면서 우리 땅과 문화에 관심을 쏟아온 지은이가 1980년대 중반 발품을 팔아 찾아낸 18개의 ‘보석’ 중 하나다.
천 옹은 가업을 계승한 것도, 어릴 적에 인연을 맺은 것도 아니었다. 일본 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로서 젊은 한때 연극·청년운동· 스포츠에 관여한 지역문화운동가였다. 60년대 중반 극단을 만들어 순회공연을 다니다가 동래지방의 가면극과 조우하는 바람에 그의 운명은 바뀌었다. 30년대 일제의 폭압으로 중단된 ‘동래야류’의 원형을 되살리는 데 남은 생을 온전히 기울이게 된 것이다. 대본과 장치 마련은 물론 연출까지 직접 공연한 그는 관계인사를 찾아다니고 자료를 뒤져 고증을 하다가 결국 말뚝이 등 탈 제작까지 손대기에 이르렀다.
지은이는 천 옹과, 그가 만든 말뚝이 탈에서 절망과 고통마저도 웃음으로 만든 ‘한국인의 뚝심’을 읽어낸다. 그런가 하면 전통적 민중상과 현대 예술가의 뜨거운 대결, 나아가 전통과 창조의 만남이라는 의미도 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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