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혜수와 토우
송혜수(宋惠秀) 화백이 미국에 거주할 때인데,
부산으로 잠깐 다니러 온 일이 있었다.
송 화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대청동 백화다방으로 나와 달라……는 것이었다.
얼굴을 본지도 오래되고 반가워서
하던 일을 접어 두고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인사를 나누고 앉자마자 느닷없이 다그치면서 하는 말이
“당신이 만든 토우 말이야 왜 채색을 하지 않느냐?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로댕의 작품에는 모두 채색이 되어 있어,
당신 작품이 뭐가 모자라서 채색을 하지 않느냐?!”
잊지 않고 불러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나의 작품에까지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감사할 따름이었다.
토우 몇 점을 골라서 채색을 하여 두었더니
이것을 본 주위의 친구들이
토우에 색칠하는 법이 없다면서 야단친 일이 있었다.
훗날 송화백이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부산으로 돌아온 것이다.
어느 날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토우 채색 이야기를 하였더니
“뭐¡ 내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하며 놀라는 것이었다.
(왼편 흰 코수염의 송혜수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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