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동 회고록 연재(連載)

121. 금혼식을 작품 발표회로

무극인 2012. 11. 21. 17:10

 

금혼식을 작품 발표회로

 1994년 천재동, 서정자 부부(夫婦)결혼 50주년 기념일이다. 기념식을 올릴 장소를 물색 한 결과 전시장과 무대를 갖춘 곳은 대청동(大廳洞)에 있는 카톨릭센타 한 군데 밖에 없었다.

전시장에서는 식장(式場)겸 작품을 전시키로 하고 극장에서는 천재동작〔중매소동(仲媒騷動)〕단막극을 극단『도깨비』단원들의 출연으로 기념 공연을 한판 올리기로 했다. 먼저 기념식과 함께 많은 하객들로부터 축복을 받고, 다음 장소인 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연극을 감상하게 하였다. 다시 전시장으로 되돌아와 개전(開展) 식을 하는데, 과거에 대바구니로 만들어 두었던 직경 1미터 크기의 초대형 말뚝이 탈을 전시장 벽에 걸고 하얀 천을 덮어씌워 좌우 양편에서 천에 묶은 줄을 당기면 천이 벗겨지면서 말뚝이가 나타나는 제막식 행사에 하객들의 환호와 함께 오픈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양편에서 줄을 당기는 사람은 이 자리에 참석한 하객 중에 제일 연배가 높았던 먼 구름 한형석(韓亨錫, 83세)선생과 가장 나이 어린 유치원생 이 두 사람이 양편에서 줄을 당겨서 천을 벗기게 하여 유래 없는 개전 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시 출품 작품은 그림, 탈, 토우 세 분야인 나의 작품 외 영배(英培)․ 영광(英光) 두 아들이 회화 작품을 찬조 출품하여 부자전(父子展)으로 이채롭게 개최되었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