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천재동 할아버지 /이진두 논설위원/
"나는 그동안 "탈" 연구제작,고전이나 놀이를 현대에 접목하는 "연극",남녀노소 화합의 두레정신을 아름답게 이어 내려온 고향의 삶을 소박하게 빚은 "토우" 그리고 일상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함께 정답게 불렀던 동요를 주제로한 "동요화" 이 네 가지 분야에 마음과 육체를 다바쳐 예인의 길을 달려온지 어느덧 여든하고 넷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한평생을 이렇듯 짧은 말로 일러주는 증곡 천재동( 천재동)선생.그는 지금도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기능보유자,사단법인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이사,한국 미협 회원,사단법인 한국전업미술가협회 부산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여든이 넘은 할아버지의 이러한 예술활동은 일반인으로서는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그런 그가 이번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전래 동요 1백55편을 모으고 그 노래에 맞춘 그림을 곁들인 동요화집 "달노래 별노래 새노래"를 엮어내고 원화 전시회를 부산일보사 전시장에서 열고 있다.
"자장 자장 얼뚱아기/잘도 잔다./고양이도 자구/호랑이도 자구/쥐도 자구/새도 자구/우리 애기 잘두 잔다" 자장노래다."선생님,이 숱한 동요는 모두 고증을 받은 겁니까." "보시오,구전 동요에 고증이 무슨 고증이오.굳이 고증을 따진다면 바로 내 앞에 있는 선생이 바로 고증인이고 또 내가 고증인이잖소.우리 애들은 서양 자장가에 잠들지는 않소.어머니나 할머니가 토닥이며 불분명히 흥얼거리는 그 노래에 잠드는 게 아니오."
긴 세월 그가 바친 한평생을 곱씹으며 그가 남기고자 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한다.그건 우리만의 삶과 정서를 길이 전승 보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 잘 키우자"는 것이 아닐까.할아버지로서 할 일도,남길 일도 적지 않을텐데 그중에서도 동요화를 이 시대의 우리에게 내보이는 의도를 깊이 헤아려 실천하는게 그를 기리는 후학의 일이라 여겨진다.
jdlee@p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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