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동 회고록 연재(連載)

74. 밀양 병신 굿 놀이

무극인 2009. 4. 23. 16:13

 

『밀양백중놀이(중요무형문화재제68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밀양병신굿놀이』연희본을 작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내가 밀양별오고무(密陽別五鼓舞)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전부터 관계자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던터라 그들의 부탁을 받아들여 밀양을 방문하였다. 연예보유자인 하보경(河寶鏡), 김타업(金他業), 김상용(金尙龍) 그리고 별오고무 무수(舞袖)인 권재업(權在業), 박동영(朴東映)이 『밀양병신굿놀이』 내용을 끝까지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는데, 나는 그 설명에 따라 하루 밤을 세워가면서 연희본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 후 어느 날 밀양 장터에서 병신굿놀이 연습을 하고 있으니 한번 와서 보아 달라는 초청으로 장터로 달려갔다. 연습장에 들어서자 “부산 놈 아니면 않되나?!” 소리치면서 밀양 무안리 출신의 연희자 한 사람이 연희본을 찢는 등 행패를 부리는 것이다. 당시 밀양에서는 『병신굿놀이』『게줄당기기』『용호놀이』 세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용호놀이』를 무안리에 양보하는 것으로 달랬다는 후문이다. 얼마 뒤 『밀양백중놀이』가 발굴되어 백중놀이 속에 『병신굿놀이』일부와 『오고무』가 삽입되었다.

전두환(全斗煥) 정권 때 덕유산 수련장에서 민정당 당원단합전국대회가 개최되는데 각 지역 지구당별 놀이 경연대회가 있다면서 부산 지구당에서 당원들을 지도해 달라는 의뢰가 나에게 왔을 때, 민정당 부산 당사(黨舍) 옥상에서 『병신굿놀이』를 연습하여 출전 한 결과 영예의 대통령 특별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