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동 회고록 연재(連載)

81. 내가 갈 길을 선택했다

무극인 2009. 8. 1. 12:10

 

45세에 교감자격증을 가지고도 따로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만년 평교사를 희망했다. 교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교감하고 교장 하다가 정년 되면 수억 원의 퇴직금을 받아 편안하게 살면서 취미삼아 野遊에 몸을 담을 것이냐 아니면 내가 유년 시부터 화가나 배우가 되려고 입지를 세워 日本에서 서울에서 그림과 연극을 배웠는데, 등등 갈등이 컸었다. 교육청에서는 45세 이상의 노후 평교사는 군 면으로 퇴출시키고 최고령자인 나 혼자만 남겨, 교육 발전에 계속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野遊속에 내 것이 가득 담겨 있다. 내 미술이 있고, 내 몸짓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장단이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소리가 있다. 학교장도 교육감도 내 사직서를 받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어 교육감 승용차 속에 집어 던진 1969년 10월 31일, 교육자생활의 막이 내린 것이다. 1945年 10月 31日은 내가 교육자로서 자격증을 받은 날이고 보니 내 나이는 55세, 中老의 몸으로 운명의 동래야류 품안에 내 後平生을 던진 것이다. 가족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바가지, 톱, 칼, 대본, 하모니카 등이 든 아주 큼직한 가방을 매고 출퇴근하는 곳은 동래야류가 있는 곳이었다. 지극히 나를 아껴주던 부산교육계는 배신자(?)인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민간장학사 임명장을 보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