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동 회고록 연재(連載)

117. 제2회 천재동 단독 『시민위안민속잔치』

무극인 2012. 11. 21. 16:53

 

제2회 천재동 단독 『시민위안민속잔치』

 동래학춤 군무를 안무하여 연출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나는 단독으로 개최할《제2회 부산시민위안민속잔치》를 위해 구상하고 연습을 하였다. 내가 이끌고 있는 민속극단『한나라』를 주축으로 해서 부산전자고등학교(釜山電子高等學校), 계성여상(啓星女商) 등 당시 내가 지도하고 있던 각급 학교 민속반 학생 400여명을 동원하여『웅박캥캥』이란 명제를 가지고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전개하였다. 1부‥ 길놀이(광복동) / 2부‥ 자작 민속극 공연(시민회관) / 3분‥ 작품 전시회(광복동 로터리 전시장) 들이다.

광복동 길놀이를 전개(展開)하기 위해 부산경찰국을 찾아갔다. 제복 어깨에 견장을 요란스럽게 붙인 분에게 취지를 말하고, 한 시간 반쯤 차 없는 광복동 거리를 좀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더니 자신의 머리를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빙글빙글 돌리면서 ‘머리가 이레 된 사람 아니오? 광복동 거리에 자동차 통행을 차단해 버리면 남포동 일대의 차 소통이 어떻게 된다는 것 몰라서 그라요? 알고 그라요?’ 한다.  ‘그렇다면 좋소! 시장님에게 바로 가겠소’  했더니 ‘시장님 잘아요?’ 하기에 ‘내가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 들어줄 사이요. 내가 여기를 먼저 들린 것은, 상부로부터 지시를 받아 일을 처리하는 것 보다 일선 책임자의 권위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직접 찾아오게 된 것을 이해하시고 협조를 구하는 것입니다.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하였더니 ‘그러면 낮 12시부터 1시 30분까지만 이용하시오’ 하면서 허락해 주었다. 승낙만 해주고 끝난 것이 아니라 고맙게도 광복동은 물론 남포동, 충무동, 대청동 까지 파출소 요원을 총동원하여 시민들의 안전 지도까지 해 주는가 하면 심지어 백차가 행렬의 앞장에서 안내는 물론 호위까지 해주는 것이었다.

앞서 시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당시 박영수(朴英秀) 시장은 부산광관 분야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일을 많이 한 사람이다. 금정산성(金井山城) 그리고 자성대(子城台) 등 옛 사적을 보완하였고, 부산관광의 기본 틀을 먼저 이룩할 목적으로 ‘온천장(溫泉場)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금정산성에 올라 성터를 구경하고 금성마을 민속촌에서 산성 막걸리를 마시고 다시 케이블카로 금강공원(金剛公園)에 내려 민속예술관에서 민속놀이 감상하고는 온천으로 목욕을 하면 피로가 확 풀리는 관광! 어떻습니까?’ 라고 나에게 말해 준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시장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부산 민속예술에 대해 알 것은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나는 시장실에 가서 민속에 대해 이모저모를 이야기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