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동 회고록 연재(連載)

137.희곡『바다를 건너가는 처용무(處容舞)』

무극인 2018. 11. 3. 23:36

 희곡바다를 건너가는 처용무(處容舞)

우리 집안 어른 중에 천문이(千文伊)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우리 어린 아이들은 할아버지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주로 신라시대의 전설을 중심으로 들려주셨는데, ‘천년 묵은 용이 등천하면서 낚아채어간 마음씨 곱고 모습이 예쁜 소녀아이가 여의주가 되었다.’ ‘에밀레종은 여자 아이를 넣어서 만들었다’ ‘비행기가 발명되었으나 딴 나라에 비밀로 하기 위해 서라벌 주위 산 아래만 날았다.’ ‘톱니로 된 시계와 유리그릇도 발명되었다’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도 ‘처용랑은 실존 인물이고, 병 도 잘 고치고, 노래도, 춤에도 그 솜씨가 빼어났으며 풍체 또한 웅장하여 왜구를 굴복시켰는가 하면 그들에게 춤도 가르쳐서 돌려보내고 ……’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한 점도 있어 다른 이야기보다도 재미가 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마침 집안 아저씨뻘 되는 변동조(卞東祚) 아저씨로부터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후배들에게 남겨주고 싶어서 희곡바다를 건너가는 處容舞를 쓰게 되었다.

이야기 내용 중에 처용랑은 가상의 인물이거나 아라비아인도 아니요 설화나 전설의 인물도 역시 아닌 울산 세죽마을에서 태어난 실존인물임을 강조하시면서 처용가의 내용 중 역신이 처용에게 ‘處容郞 당신이 있는 곳에는 다시 나타나지 않겠다’한 것은 왜구가 울산 세죽마을에 나타나서 약탈하려할 때 어린 소년 처용으로부터 훈계를 받고 특히 춤까지 배워서 떠나면서 당신의 화상이나 이름자가 있는 곳에 까지는 침범하지 않겠다고 왜구가 말하였다 면서, 이 이야기는 우리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우리만 알 것이 아니라 명심해서 널리 알리라 고 당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