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먹은 학'이 안 되길
과거 일본(日本) 석정막(石井莫)의 문하에 들어가서 발레를 공부한 조택원(措澤元)과 최승희(崔承姬)가 있었고 국내에서는 배구자(裵龜子) 이 세분은 우리 춤을 계승하고 보급하는데 크게 공헌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매혹적인 춤은 물론 팔등신에다 미모까지 갖춘 최승희에게 당할 재간이 없던 조택원은 국제 창녀라는 욕설을 퍼붓고 물러서서 결국 이시이 바의 양녀 이시이 미도리와 짝이 되어 밀레(Mllet 프 1814~1875)의 그림 『만종』과 로댕(Rodin 프 1840~1917)의 조각을 주제로 한 두 창작무용으로 일약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었고, 한편 최승희는 타고난 매혹적인 미모로 한국무용의 우아한 우수성을 세계일주 공연을 통해서 그 명성을 널리 날렸으며, 배구자는 국내에서 우리 춤으로 대성한 예에 속한다. 조국의 광복으로 도처에서 그동안 잊어버릴 뻔한 우리 민속춤인 가면무극이 다행이 되살아났다고 하겠는데, 우리민속춤이 장단이 울리면 흥에 겨워 춤을 추다가 싫증이 나면 그만두는 무의미한 비문화의 산물이 아니다. 가령 말뚝이 탈을 쓰고 마음 내키는 대로 춤추고 싫증이 나서 추기를 그만 두었다면 말뚝이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없어지는 것이요, 메시지가 없다는 것은 민속적 가치는 물론 춤의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말뚝이가 지니고 있는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서 후대에 전수시키는 것은 이 시대인 들의 사명이다. 전통을 계승한다하여 옛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개성이 있는 만큼 자기의 개성을 살려가면서 춤을 추어야 될 것이다. 내가 36년 동안 『동래야류』『동래학춤』『동래지신밟기』 세 종목의 연희 연출을 담당하여 오는 동안에 마당의 형편, 대열의 구성, 군중의 분위기와 반응 등을 감안해서 연출하였다. 춤의 기본이 되는 골격을 유지하면서 춤꾼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추는 것을 존중하였는데 학춤 5인조군무 과정 중에 자유무(自由舞) 부분에 있어서 무희 각자의 개성미를 표출하도록 안무한 결과 이에 묘가 있어서 갈채를 받았다. 요즘 학춤에 있어서 개성미가 없어지고 똑같은 춤사위의 연발에 뜻있는 사람들의 말인 즉 '농약 먹은 학'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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