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남북녀 옮긴 하숙집은 다동(茶洞) 또는 다옥동(茶屋洞, 현 청계천)이라 불리는 곳에 있었는데 큰 개천가에 위치하여 네모로 지어진 전통적인 조선 한옥이었다. 주인은 동아일보사 광고부장으로 재직 중인 신(申)씨였다. 식구는 부인, 아들내외. 초등교 4학년 딸 그리고 20대 조카 처녀, 모두가 여섯 식구였다. 신 부장은 넓은 집에 말동무될 젊은 청년을 식구 삶아 방을 내주고 싶다는 말을 부하 직원에게 입버릇처럼 하면서 경상도 청년을 소원하였다는 것인데 결국 내가 영광스럽게도 선정된 것이다. 광고부장 자리는 광고주들이 광고 잘 내 달라는 뜻으로 선물을 많이 한단다, 그래서 선물이 들어 올 때는 사랑채 청마루에 상을 차려 놓고 같이 먹자는 것이다. 어느 날 굴비를 뜯고 맥주를 마셔가면서 남남북녀 설을 늘어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