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장 증곡 작품전에 부쳐
구피상피(狗皮象皮), 사람이고 뭐고 간에 저마다 生面의 탈을 쓰고 태어난다. 생판 낯짝에다 더 하나 탈을 살아가면서 쓰게도 되는 것인 즉, 때로는 切實한 삶을 경영하려 들 때나, 生來의 탈이 탈났거나 탈바꿈이 요청될 때, 假面 하나를 더 선택하게도 되어지는 것이다.
假面匠 千在東(雅號는 曾谷. 중도 소도 아니라는 뜻에서 그렇고 重要無形文化財 第18号 東萊野遊 假面製作 技能保有者)영감이 그 回甲壽를 맞아 作品展을 연다.
그가 平生 탈만들기에 精魂을 쏟아 넣어 왔다고 하는 사실은 익히 누구나가 다 안다. 만드는 것이다.
어언 八․ 一五 光復節을 맞기를 三十回. 이 나라의 維新體制가 藝術振作 擁護와 民俗文化 發揚을 크게 鼓舞하고 있는 이 땅에서 이 영감의 요번 展觀은 자못 誇譽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전과 지난 七十 一年度의 서울〜釜山에 있어서의 作品展을 보여주기도 하였었지만, 이번에 보여주게 되는 탈들은, 탈 바탕인 탈바가지를 재래식인 부착물을 가급적 排除하고, 탈바가지의 생김생김에 따라 주름잡이를 새김질하는 정도의 만듦새를 보여주게 된다. 傳統匠人이지만 그는 現代人으로서의 狀況的 課題를 안고 있어서 그러한 一面도 假面製作에 投影되어진다.
變幻은 탈이 지닌 原初的인 呪術性이자 裝飾性이랄 것 같으면, 어딘지 曾谷 영감이 만든 탈에서는 그 자신이 지닌 天眞스러움과 眞率스러움이 肖像처럼 夢幻처럼 서려있고 피어난다고 하는 점이 나의 曾谷假面觀이기도 하다.
一九七五年 十월 일
昔 度 輪 (美術評論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