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곡에 대한 글,기타

시인 김춘수

무극인 2019. 10. 11. 23:27

절대로 절대로

시인 김춘수

큰 바가지는 엎어져서

엉둥이가 하늘을 보고 있다

작은 바가지는 나동그라져서

배때지가 하늘을 보고 있다

밝은 날도 흐린 날도

큰 바가지는 엎어져서 엉둥이가 웃고 있다

작은 바가지는 나동그라져서 배때지가 웃고 있다.

천재동의 바가지가 그렇듯이

밝은 날도 흐린 날도

큰 바가지는 눈이 엉둥이에 가있고

작은 바가지는 눈이 배때지에 가있고

큰 바가지는 엉둥이로 웃고

작은 바가지는 배때기로 웃고 있다

천재동의 바가지가 그렇듯이

밝은 날도 흐린 날도

절대로 절대로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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