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절대로
시인 김춘수
큰 바가지는 엎어져서
엉둥이가 하늘을 보고 있다
작은 바가지는 나동그라져서
배때지가 하늘을 보고 있다
밝은 날도 흐린 날도
큰 바가지는 엎어져서 엉둥이가 웃고 있다
작은 바가지는 나동그라져서 배때지가 웃고 있다.
천재동의 바가지가 그렇듯이
밝은 날도 흐린 날도
큰 바가지는 눈이 엉둥이에 가있고
작은 바가지는 눈이 배때지에 가있고
큰 바가지는 엉둥이로 웃고
작은 바가지는 배때기로 웃고 있다
천재동의 바가지가 그렇듯이
밝은 날도 흐린 날도
절대로 절대로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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