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惻隱之心)이 생기다 부산시 주체로 『풍어제』가 주로 송도 해수욕장에서 연중행사로 베풀어졌다. 행사 때마다 시(市)에서는 나에게 무보수 봉사 협조 의뢰가 온다. 한 해는 해수욕장 유람 보트를 이용하여 용(龍), 백조(白鳥) 등으로 만들어서 바다에 띄우는데, 이를 제작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무당(巫堂) 김석출(金石出, 제82호동해별신굿보유)의 풍어제 굿에 세울 깃발들을 백사장에 눕혀두고 모래구덩이를 파는 동안에 오 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채인 모래가 그 깃발들은 물론 같이 놓아둔 태극기도 묻어버렸다.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깃발들을 바르게 세우고 앞으로 있을 행사 준비를 끝마쳤다. 이튿날 국제신문 지면에 천재동 국기 모독이란 기사가 크게 보도되었다. 어느 해 장소가 바뀌어 미포리(尾浦里) 앞 바다에서..